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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주인공 쿠퍼가 블랙홀에 빠져들어 과거의 딸에게 중력을 이용하여 신호를 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선 중력의 속도는 실험실에서 직접 측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중력상호작용이 너무 약하기도 하거니와 그런 실험은 현재의 기술로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중력의 속도"는 천체관측으로부터 얻어야 하며 따라서 대답은 그 관측을 기술하기 위해 어떤 중력모델을 사용하는냐에 따라 다릅니다.
뉴우턴의 모델에서 중력은 순식간에 전파됩니다. 큰 질량체에 의해 작용하는 중력의 방향은 그 물체의 현재의 위치를 곧바로 향합니다. 예를 들어, 태양은 지구로부터 500 광초(Light Seconds) 떨어져있지만, 뉴우턴의 중력은 지구에서 '지금 이순간'의 태양 위치를 향하는 방향으로 기술됩니다. 500초 이전의 태양의 위치가 아닙니다. 만약 뉴우턴의 중력에 이런 전파시간에 따른 시간지연을 고려하게 되면 궤도가 불안정해져서 태양계의 관측과는 완전히 모순되는 결과를 내게 됩니다.
반면, 일반상대론에 따르면 중력은 빛의 속도로 전파됩니다. 무거운 물체의 운동에 의해 시공간의 곡률왜곡이 빛의 속도로 퍼져나갑니다. 이것은 위에서 말한 태양계에서의 관측과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상대론은 뉴우턴의 중력과는 개념적으로 완전히 다름을 알아야하며 직접적인 비교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해 일반상대론에서의 중력은 '힘(force)'이 아닙니다. 따라서 방향이나 속도를 이용한 기술은 쉽지 않죠. 다만 약한 중력장은 뉴우턴적인 언어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상대론에서의 이 '힘'은 중심력이 아니란걸 알 수 있습니다. 중력장의 원천을 곧바로 향하는 방향이 아니며 위치는 물론 속도의 함수이기도 합니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전하에 대한 전자기학적 고찰에서 처럼 전파지연에 의한 효과가 완전히 상쇄되고 일반상대론의 결과는 뉴우턴의 결과에 거의 접근합니다.
앞으로 중력의 전파속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할 가망이 있을까요? 한가지 가능성은 초신성 폭발에 의한 중력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뉴트리노가 쏟아져들어오는 시점(중력파 복사)과 폭발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사이에서 중력의 전파속도에 대한 신빙성있는 실험적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초신성이 조만간 나타나지 않는다면, 충분한 감도의 중력파 검출기가 나오길 기다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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