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가야 소식

[사설]왜 삼봉(三峰) 일까?
작성자 : 가야문화연구소 전화번호 : 063-469-8963 작성일 : 2024-01-09 조회수 : 56
사진 상단부 중앙(삼봉), 좌측(반파가야 추정 왕궁 터), 우측(장수 삼봉리 산성), 사진 하단부(장수 삼봉리 고분군)

<사진 상단부 중앙(삼봉), 좌측(반파가야 추정 왕궁 터), 우측(장수 삼봉리 산성), 사진 하단부(장수 삼봉리 고분군)>

곽장근 군산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 고기(古基)마을을 반파가야의 초기 왕궁터로 소개한 적이 있었다. 이 마을을 중심으로 서북쪽에 반파가야가 터를 닦은 장수 침령산성과 서남쪽에 국가 제의유적으로 밝혀진 계남면 화양리 난평마을 알봉에 근거를 두었다. 전북 동부 철산개발로 국력을 다진 반파가야가 고기마을에서 장수군 장계면 삼봉리 탑동마을로 왕궁터를 옮긴 것 같다.

 

봉화왕국 반파가야의 도읍지 장수군 장계분지 주산이 성주산(聖主山)이다. 벌써 산의 이름에서 도읍지로서 위상과 품격이 느껴진다. 이 산봉우리에서 장계천까지 서남쪽으로 뻗은 산자락 중단부에 왕비의 태를 묻었다는 태봉(胎峰)이 있다. 다시 태봉에서 장계천까지의 구간에 또 다른 네 개의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군산대학교 대학원 고고학 전공 학생들과 함께 현지를 다녀왔다.

 

현지조사 때 기대 이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네 개의 산봉우리 중 가장 위쪽을 제외한 다른 세 개에서 거의 흡사하게 인위적으로 다듬은 흔적이 확인되었다. 모두 산봉우리 정상부를 무덤의 봉분처럼 정성스럽게 잘 다듬고 하단부에는 한 바퀴 도랑을 둘렀다. 그날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겉모습은 마치 셋 쌍둥이처럼 거의 흡사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로 세 개의 산봉우리만 초대하였을까? 올해 가야 고총에서 반파가야의 제의시설로 다시 태어난 난평마을 알봉도 본래 세 개였다고 한다. 반파가야가 고기마을 시대를 마감하고 탑동마을로 왕궁을 옮길 때 세 개의 산봉우리에 천지인(天地人)의 우주관을 담지 않았을까? 삼봉과 알봉은 가야의 건국신화와 함께 국가제사의 시그니처(signature)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

 

모든 제의유적은 경관성을 최고로 중시한다. 반파가야의 초기 왕궁터 부근 알봉에 오르면 백화산, 장안산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알봉 맞은편 백화산 서쪽 기슭 화음마을에서 바라본 난평마을 알봉 일대는 마치 연꽃 봉우리를 연상시킨다. 한마디로 자연경관의 극치이다. 소나무가 무성한 난평마을 마을 숲도 국가 제의유적에 심은 송림(松林)의 후예가 아닌가 싶다.

 

반파가야의 후기 왕궁터 탑동마을 동쪽 삼봉(三峰)도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에 오르면 한반도의 척추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백두대간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중앙에 육십령이 있다. 백두대간 영취산과 왕궁터가 품은 백화산, 난평마을 알봉 서쪽 법화산도 잘 보인다. 반파가야의 추정 왕궁터 동쪽 삼봉은 알봉에서 옮겨온 제의시설로 추측된다.

 

후백제는 반파가야의 추정 왕궁터에 개안사 절을 지어 반파가야 멸망의 아픔을 치유하고 기억하였다. 안타깝게 후백제가 창건하고 후백제 때 폐찰되었다. 탑동마을 당산나무는 수형이 아름답고 아주 건강하여 장수군 당산나무의 제왕으로 통한다. 반파가야와 후백제 멸망의 아픔을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름다움과 건강미를 뽐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반파가야의 핵심 유적인 추정 왕궁과 왕릉, 여덞 갈래 봉화로의 정보를 하나로 취합하였던 산성 및 봉화가 모두 장계면 삼봉리 일대에 자리한다. 봉화왕국 반파가야가 백제에 의해 멸망하자 삼봉리 지명에 반파가야의 역사를 담지 않았을까? 삼봉에는 반파가야의 후기 국가 제의시설의 역사성을 수놓은 것 같다. 반파가야 멸망의 아픔이 서린 탑동마을 동쪽 삼봉의 역사성을 검증하기 위한 장수군 등 민관학의 노력이 요망된다.

 

/ 출처 : 장수신문 https://www.jangsu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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