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News

[물리뉴스] 환경을 위해 텀블러를 쓰는 당신, ‘환경 빌런’일 수도?
작성자 : 물리학과 전화번호 : 063-469-4561 작성일 : 2023-06-02 조회수 : 126

기업의 이벤트, 홍보용품으로 전락한 다회용품.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 미쳐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작은 실천이 늘고 있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흔히 볼 수 있고, 집에서 가져온 용기에 반찬 및 음식을 포장해 플라스틱을 사용을 줄이는 ‘용기내 캠페인’도 지구 환경을 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하는 다회용품이 오히려 환경에 위협이 된다는 경고가 등장했다.

일회용품을 생산하는데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천 년 동안 썩지 않고 지구에 남는다는 문제는 익히 알려졌다. 때문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환경 오염원을 조금씩 줄이기 위한 취지로 다회용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제는 일회용품과 다회용품이 동시에 지구 환경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다회용품 사용의 명과 암

“A씨는 한 행사에서 기업 로고가 인쇄된 에코백과 친환경 주방용품을 선물 받았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기업의 ESG 경영에 호응하고, 생각보다 예쁜 디자인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 집에 와서 보니 에코백만 10개 이상이 있다.”

“B씨는 일회용 잔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집 밖에서도 항상 텀블러를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예쁜 디자인과 시즌 희소성에 홀린 듯 프렌차이즈 카페가 매 시즌 다른 디자인으로 출시하는 텀블러를 수집하게 됐다. 실제로 사용하는 ‘실사용 아이템’은 세 개이지만, 장식장은 구매했거나 선물 받은 텀블러들로 가득 차서 더 이상 놓을 공간이 없을 정도다.”

“C씨는 평소 친환경 주방용품, 목욕용품을 사용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 중이다. 마침 할인을 한다는 소식에 넉넉히 구매해 택배로 받은 물건들을 정리하니 포장재와 박스가 어른의 한 품을 넘을 만큼 많이 쌓였다.”

 

이상은 ‘다회용품 사용이 과연 친환경적인가’를 주제로 모인 리빙랩에서 나온 실제 사례들이다. 리빙랩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다회용품이 너무 많다는 것, 다회용품 생산과 사용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다회용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나지 않으면 결코 일회용품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환경을 보호하고자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행위가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되는 리바운드 효과(rebound effect)가 이슈로 등장했다. 위 사례들이 일부 소비자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환경 전문가들은 현재 다회용품 사용이 일회성이라는 역설적 현상을 비판한다. 영국 환경청 발표에 따르면 대표적 친환경 제품인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최소 220번, 에코백은 131번 사용해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실제 사용횟수는 한 제품 당 약 20~30회, 약 20% 정도에 그친다.

특히 미사용 보관 중인 다회용품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에 민간 환경단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5%는 ‘쓰던 제품만’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주로 사은품으로 받았지만, 마음에 드는 2~3개 제품만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안 쓰는 에코백을 보관(56.5%)하거나 폐기(7.5%)한다는 응답자가 60%를 넘었다.

텀블러도 마찬가지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인당 텀블러를 평균 6개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중 4개 이상은 사은품으로 받았으며, 쓰레기를 줄이려고(31.5%), 친환경적이라서(18.5%) 구매한 응답자도 절반 가까이 됐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텀블러 1개당 평균 45.8회 재사용하는 데 그쳤다. 본래 목적대로 환경을 위한다면 최소 220번 사용해야 하는데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횟수다. 또한, 안 쓰는 텀블러를 그냥 보관(62.5%)하거나 폐기(33.0%)하는 비율이 높아 쓰레기 문제로도 연결됐다.

텀블러 제조–사용–폐기 단계 온실가스 배출 총량, 일회용품보다 높아

‘친환경적’은 생산하고 폐기하는 데 드는 환경적 총 비용을 따져 보면 된다. 텀블러를 예시로 보면, 생산·배송, 사용,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향을 따져볼 수 있다.

지난해에 KBS가 보도한 ‘기후환경 연구소’ 실험 결과에 따르면 텀블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종이컵보다는 24배,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 13배 높은 수치다. 특히 스테인리스, 실리콘 고무, 폴리프로필렌 등의 재료 가공에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일회용품에 비해 훨씬 많다. 여기에 설거지 과정, 폐기 과정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아, 그간 ‘친환경 대표 제품’이라는 명색이 무색할 정도다.

하지만 반전은 있다. 텀블러는 수천 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설거지할 때 배출되는 극소량의 온실가스만 더해진다. 반면, 일회용 컵은 쓰는 만큼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누적된다. 즉, 텀블러는 제조-사용-폐기 전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높지만, 제조량 및 폐기량을 조정하면 그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되짚어보면 텀블러를 일회용품처럼 제조, 유통, 폐기하면 환경적으로 이로울 게 하나 없다. 이런 추세에 빗대어 환경 전문가들은 “텀블러를 사용하면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환경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콕 집어 텀블러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회용품을 다량 사용하는 우리는 어쩌면 ‘환경 빌런’일 수도 있다.

 

 

 

[출처]: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9%98%ea%b2%bd%ec%9d%84-%ec%9c%84%ed%95%b4-%ed%85%80%eb%b8%94%eb%9f%ac%eb%a5%bc-%ec%93%b0%eb%8a%94-%eb%8b%b9%ec%8b%a0-%ed%99%98%ea%b2%bd-%eb%b9%8c%eb%9f%b0%ec%9d%bc-%ec%88%98/?cat=133#.ZHl1x0tonSo.link

현재 게시물의 이전글과 다음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이전글 [물리뉴스] X선으로 단일 원자 촬영 성공…”물질 분석에 혁신 가져올 것”2023-06-02
다음글 [물리뉴스] “온실가스 배출 ‘사상최고’ 경신 중…온난화 전례 없이 빨라”2023-06-16

공공누리KOGL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 허락
국립군산대학교 에서 제작한 "물리News" 저작물은 "공공누리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 허락표시 적용 안함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 담당부서 : 물리학과
  • 담당자 : 변하연
  • 연락처 : 063-469-4561
  • 최종수정일 : 2017-07-20
국립군산대학교 물리News 이동 QR코드
페이지만족도평가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